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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문과 학생 채리쉬입니다. 오늘은 러시아 시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러시아 시를 굉장히 좋아해요한국어로 된 시도 읽기 어려운데, 러시아 시는 얼마나 어려울까 싶으시죠? 러시아 시도 어려워요. 왜 어렵냐면, 모르는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그래요. 문학, 시 이런 장르에는 유난히 똑똑한 단어,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그래도 러시아 시가 좋은 이유는, 시를 읽었을 때 너무 예쁘게 들려요. 러시아어 특유의 억양과 흐름이 너무 아름답게 읽히는 게 좋고, 또 러시아인들을 사귀는 데 있어서 시 몇 편을 알고있으면 좋더라고요. 러시아인이 모두 시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좋아하는 최애시 한 편쯤은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 두 편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1. Анна ахматова - Не недели, не месяцы - годы....

 

Не недели, не месяцы — годы

Расставались. И вот наконец

Холодок настоящей свободы

И седой над висками венец.

 

Больше нет ни измен, ни предательств,

И до света не слушаешь ты,

Как струится поток доказательств

Несравненной моей правоты.

1940

 

몇 주, 몇 달이 아니고 몇 년동안

우리는 헤어졌네

마침내 찾아온 진정한 자유의 한기

머리 위에 씌워진 은발의 화관

더 이상 배신도 변절도 없네

나는 너무도 옳았고

내 옳음의 증거가 여울물처럼 흘러도

당신의 귀에는 들리지 않으리라.

 

 

 

안나 아흐마토바는 제가 좋아하는 시인이에요. 이 분을 알게 된 건 제 고등학교 러시아어 선생님 덕분인데요.

그 분이 저한테 제가 안나 아흐마토바를 닮았다고 말씀하시는거에요 (!) 그래서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이 시에 빠져서 한 동안 허우적댔었어요. 이 시는 이별에 대한 내용인데요,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슴이 쿵!하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저는 "내 옳음의 증거가 여울물처럼 흘러도" 라는 구절에 심장이 콕! 했었어요.

안나 아흐마토바의 다른 시들을 한국어로 읽고싶으시다면 석영중 교수님의 책 "레퀴엠"을 읽으시면 돼요.

 

 

2. Марина Цветаева - Мне нравится

 

 

Мне нравится, что вы больны не мной,
Мне нравится, что я больна не вами,
Что никогда тяжелый шар земной
Не уплывет под нашими ногами.
Мне нравится, что можно быть смешной -
Распущенной - и не играть словами,
И не краснеть удушливой волной,
Слегка соприкоснувшись рукавами.

Мне нравится еще, что вы при мне
Спокойно обнимаете другую,
Не прочите мне в адовом огне
Гореть за то, что я не вас целую.
Что имя нежное мое, мой нежный, не
Упоминаете ни днем, ни ночью - всуе...
Что никогда в церковной тишине
Не пропоют над нами: аллилуйя!

Спасибо вам и сердцем и рукой
За то, что вы меня - не зная сами! -
Так любите: за мой ночной покой,
За редкость встреч закатными часами,
За наши не-гулянья под луной,
За солнце, не у нас над головами,-
За то, что вы больны - увы! - не мной,
За то, что я больна - увы! - не вами! 

 

나는 좋아요, 당신이 나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기에

나는 좋아요, 내가 당신으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기에

단단한 대지가 결코 우리의 발 아래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나는 좋아요, 웃기는 여자가 될 수 있고

방탕한 여자가 될 수 있고, 말장난도 하지 않고

소맷부리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숨 막히는 파도처럼 얼굴 붉히지 않을 수 있어서

 

몸과 마음으로 당신께 감사드려요.

이유도 모르는 채 그토록 나를 사랑함에

밤이면 찾아드는 내 마음의 평화에

점차 사라져가는 석양의 만남에

우리가 달밤에 산책하지 않음에

우리들의 머리위에서 빛나지 않는 태양에

당신이, 안타깝게도!, 나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음에

내가, 안타깝게도!, 당신으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음에.

 

마리나 츠베타예바, 제가 안나 아흐마토바 만큼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이 시는 노래로도 불리고 있어요.

유튜브에 мне нравится кавер 라고 치시면, 커버 노래가 많이 나와요. 러시아 영화 운명의 아이러니 시즌1에서 주인공이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이 노래를 수업시간에 배웠어요. 그리고 수행평가로 반 앞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었죠 (...) 이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사가 너무 아름다워서에요. 러시아어로 말할 때마다 너무 아름답고, 소리가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노래 한 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 두 편을 이렇게 소개해봤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러시아 시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고, 아니면 좀 더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으실 것 같아요. 러시아 시가 궁금하신 분들은 제가 아까 추천해드린 '레퀴엠' 책을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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