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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문과 채리쉬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고 있어요. 제가 외고를 다닐 때, 러시아 말고도 독립국가연합 CIS (СНГ) 에 대해서도 관심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서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여러 나라에 대해 조금씩 조사하고 그랬었는데요. 대학생이 되고, 유튜브를 시작하고 난 뒤에는, 정말 많은 국적의 친구들과 교류를 하게 되었어요. 러시아어를 할 줄 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친구들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저는 러시아어를 계속 공부해나가는 것에 대해 하나도 후회가 없어요.

최근에는 키르기스스탄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에게 들었던 재미있는 키르기스스탄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공유해보고 싶어서,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합니다.

1. 유목민의 나라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키르기스스탄은 30살도 아직 안된 어린 나라고, 유목민의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처럼 빨리 성장할 수 없었대요. КочЕвник 러시아어로 유목민이라는 단어에요. 친구의 말에 따르면 나라의 96%가 산이래요. 네이버에는 92%라고 나와있지만, 어쨌든 나라의 아주 작은 부분을 제외하면 모두 다 산이라는 점에서,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는 별명이 있어요. 그리고 버스나 지하철이 없대요. 다들 걸어 다니거나 말을 타고 다닌다고 해요. 혹시 이식쿨 들어보셨나요?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아름다운 호수인데, 저는 그곳에 꼭 가보고 싶어요.

2. 키르기스스탄에 한국인이 많다

키르기스스탄에 한국인이 많다고 해서 놀랐어요. 가능성을 알아본 한국인들이 거기서 사업을 하나보더라고요. 한국의 좋은 물건들, 예를 들면 화장품 같은 걸 가서 싸게 판대요. 그리고 한국 치킨을 파는 가게도 있다고 해요. 키르기스스탄의 돈은 "솜"이에요. 한국은 "원"이죠. 그리고 환율은 우리 돈 만원이 키르기스스탄 600솜이에요. 그래서 한국에서 예를 들어 점심이 8000원이라고 하면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더 적은 돈으로 그 점심을 먹을 수 있어요. 이렇게 환율 차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제 친구도 한국에 와서 제일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해요. 경제 차이가 많이 나는 거죠.

3. 키르기스인 = 무슬림?

키르기스스탄 사람이라고 모두 무슬림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키르기스스탄에도 여러 민족이 있거든요. 하지만 대부분이 무슬림이죠. 제 친구도 마찬가지였어요. 카자흐스탄 친구를 전에 만난 적 있는데, 그 친구도 무슬림이었거든요. 이런 건 굉장히 신기한 것 같아요. русский 러시아인들과 비교되는 차이점이에요. 무슬림은 돼지를 먹지 않아요. 그리고 다른 육류의 경우에는 할랄, 지정해진 도축 방식으로 죽인 동물만 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무슬림들을 위한 음식이 "할랄"이라는 거에요. 근데 한국에서 돼지 고기 안 먹으면 먹을 음식이 거의 없는데요. 왜냐하면 온갖 음식에 돼지가 들어가기 때문이에요. 만두, 그리고 각종 국에도 돼지가 들어가서, 참 힘들더라고요. 친구랑 그래서 닭 요리를 먹으려고 했었는데, 가려고 했던 가게가 문을 닫는 바람에.. 칼국수를 먹게 되었어요. 새우만두가 있어서 시켰는데, 만두소에 돼지가 있을 거라는 걸 예측을 못했어요. 아.. 저녁에는 친구랑 동대문에 있는 "사마르칸트"라는 우즈벡 음식점에 갔어요. 이렇게 현지인 친구와 러시아 음식을 먹어본 건 처음이었는데요. 진짜 재밌었어요. голубцы 라는 양배추에 고기가 싸져있는 음식이랑 самса 빵 안에 고기가 들은 것, 그리고 медовик 꿀 케이크, чёрный чай 차를 마셨어요. 보니까, 러시아인,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차를 물 대신 마시더라고요. 우리는 밥 먹으면서 물 먹지만, 이 사람들은 뜨거운 차를 계속 마셔요. 저는 솔직히 러시아 음식이 저랑 안맞는다고 생각해서, 러시아 어학연수 가서 어떻게 버티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이번에 친구랑 음식 먹어보고, 되게 맛있어서 의외로 놀랐어요. 그리고 медовик 이 케이크는 진짜 정말 맛있더라고요. 이걸로 한국에 카페라도 차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엄청 달고, 왜 러시아인들이 차와 함께 케이크를 먹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차랑 같이 먹으니까 케이크가 슬금슬금 녹으면서 정말 맛있어요. 어쨌든 무슬림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 "할랄"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흥미로운 것 같아요. 

 

голубцы 양배추 고기쌈

4. 키르기스스탄의 정치

친구랑 광화문을 걷다보니까, 시위를 나오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한국 국기와 미국 국기를 들고 행진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친구가 굉장히 놀랐어요. 왜 놀랐냐면, 시위를 이렇게 평화적으로 한다는게 신기하대요. 그리고 이렇게 시위하는 걸 정부가 가만히 두는 것도 신기하대요. 키르기스스탄이었다면 이미 경찰들이 시위하는 사람들을 때렸을 것이고, 분명 무력시위로 이어졌을거라고 말하더라고요. 표현의 자유가 없대요. 

그리고 제가 친구한테 카자흐스탄에 가보고 싶냐, 우즈벡에 가보고 싶냐, 이런 걸 물어봤어요. 두 나라 모두 키르기스스탄과 국경을 같이 하고 있거든요.

@doopedia.co.kr

 

카자흐스탄은 여러번 이미 가봤고, 괜찮대요. 근데 수도인 누르술탄은 пустой город 라면서 알마티가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 누르술탄에는 사람이 없대요. 그냥 멋진 건물들만 많고 실제로 사는 사람들이 없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카자흐스탄으로 물건을 팔러가는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해줬어요.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에 대해서는 친구가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예전부터 분쟁이 있어왔나봐요. 저 지도에 보면 "오슈"라는 부분이 있죠. 예전부터 저 지역은 키르기스스탄의 지역이었는데, 우즈벡이 뺏으려고 했었대요. 어떤 여자 학교에 우즈벡 사람들이 침입해서 학생들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있었고, 그 이후로 큰 분쟁이 벌어졌다고 해요. 

네이버 두산 백과에 따르면, "1990년에는 페르가나 분지의 키르기스스탄 영토인 오슈주()에서 주택 용지의 분배를 둘러싸고 키르기스인과 우즈베크인이 대립하여 폭동이 일어났다. 오슈주 인구의 1/3, 오슈시() 시민의 절반 이상인 우즈베크인이 자치()와 우즈베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주장해 양국 국민의 감정 대립으로 발전한 결과이다. 이 소요는 약 1주일간 계속되어 사망자 230여 명을 포함한 4,000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 라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우즈베키스탄에는 별로 가고 싶지가 않다고 해요.

5. 결론

꼭 키르기스스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처음 만난 키르기스스탄 사람인데, 정말 친근하고 좋고, 따뜻해요. 친구가 보여준 키르기스스탄 사진도 정말 아름답고 신기했어요. 빌딩 숲인 서울에 살다가, 그런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정말 다른 세상 얘기같더라고요. 제 유튜브 구독자 중에서 키르기스스탄 사람은 약 1% 정도이지만, 더 늘어날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나라에 대해서 알게되서 너무 재밌었고. 한국 사람들이 키르기스스탄을 좋게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인은 키르기스스탄 하면 되게 낯설어하고, 뭐하는 나라인지 전혀 모르잖아요. 그런게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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